자유기고/시를 품은 수필

[달빛 흐르는 밤]

한송이 안개꽃 2021. 4. 2. 17:52

[달빛 흐르는 밤]

(Boracay의 달빛 출렁이는 밤바다를 바라보며...)

 

 

 

 

 

달은 떴고

달빛은 파도를 등에 업고 흐른다.

 

 

 

 

어깨를 들썩이는 달빛 무리는

밀려오고 밀려가며 눈빛을 흔든다.

 

 

 

 

밀려오고 밀려가지만, 결코 도착하지 않는다.

 

 

 

 

흐름의 끝은 항상 제자리로서 굳어있다.

 

 

 

 

흐르지만 제자리로 돌아가 있는

장난질을 고집스럽게 바라본다.

 

 

 

 

왜 오지 않느냐고 눈으로 당기고 마음으로 매달려도

끝없는 흐름은

끝없는 시작이다.

 

 

 

 

이룰 수 없는 꿈과

채울 수 없는 욕망이

저런 것이구나 라고 생각할 무렵,

 

 

 

 

흐르지 않는 육체만이

덩그러니 앉아

달빛 타박 놀이나 하고 있다

 

 

 

 

- 박 상 민 -

 

보라카이 해변에서 바라본 보름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