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고/시를 품은 수필
[오늘 아기를 보고 있다]
한송이 안개꽃
2021. 4. 2. 18:42
[오늘 아기를 보고 있다]
오늘 아기를 보고 있다
기억이 침범하지 못한
내일에 점령당하지 않은
저 생명 덩어리에
온전한 오늘이 빼곡히 살아 숨 쉰다
망각이 뿜어낸
자유의 용광로 속에
어제가 소멸하고
생명의 불덩이로
내일을 태워 죽인다
발로 두드리고 손으로 더듬고
혀로 확인하는 오늘과
기쁨과 슬픔의 대화를 나눈다
어제와 내일이 철저하게 엇갈리는
오늘 안에 아기가 있다
어제와 내일을 죄의식 없이 죽이는
아기 안에 오늘이 살아 있다
어제와 내일의 노예가 되기로 선언한 정체된 순간들을
사지로 떨쳐내며
존재하는 오늘이 있다
달력의 12월 31일과 1월 1일에
지배당하지 않는
시퍼렇고 시뻘건 오늘을 보고 있다
새날을 보고 있다
오늘 이렇게 아기를 보고 있다
- 박 상 민 -
012345
아빠 육아 사진들들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