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고/시를 품은 수필

[이름만 부를게]

한송이 안개꽃 2021. 4. 6. 19:53

[이름만 부를게]

 

 

성은 진이요

이름은 달래야

성은 민이요

이름은 들레야

공식적인 이름 석 자에서

이제부터 성을 때고 이름만 불러볼 게

달래야 들레야

학교에서 선생님이

출석부로 이름을 부를 때

들리던 이름 석 자

친구가 되면 성(姓)이 없어

남녀로 나뉘는 성(性)이 없어

너와 나를 막던 성(城)이 없어

이름으로만 만나고

이름으로만 놀고

이름으로만 헤어졌었지

매년 다시 만나는 친구에게

고맙고 정겨운 친구에게

이제부터는 이름만 불러볼 게

달래야

들레야

성 한자 때고 이름만 불러보니

내 성도 툭 떨어져 나가

이름 하나만 꽃처럼 피어있네

- 박 상 민 -

칠보산 산책길에서 진달래 그리고 집 앞에서 민들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