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번역이 있었다] DMZ Art Project 전시와 번역 이야기_(2) 꿈의 다리
<DMZ Art Project 다시, 평화>전에서 첫 번째로 소개되는 작품이다.
처음 번역한 작품이기도 하다.
1. 강익중, 꿈의 다리 (The Bridge of Dream)
이 작품의 외벽엔 오색 창연한 한글이 촘촘히 박혀있다. 한글 중에서도 순우리말은 남과 북이 지금도 공유하는 모국어이다. 한글은 자음과 모옴이 결합된 문자이다. 결합되어야 하나의 소리가 되고 의미가 되는 언어라는 점을 작가는 주목했다고 한다. 남과 북의 결합하여 하나의 소리, 통일의 소리를 내자고 말하는 것 같다.
작품의 외관에 새겨진 한글을 보며, 순우리말에서 대게 아름답고 소중한 건 '외자'인 걸 알 수 있었다. 별, 달, 꽃, 꿈, 물, 불, 풀 등 정말 아름답고 소중한 것들은 초성, 중성, 종성이 각각 모여 한 글자로서만 문자화되어 있다.
한글과 함께 조선백자, 달항아리 그림이 보였다. 달항아리는 크기 때문에 도공이 물레로 통째 만들 수 없어, 위와 아래의 몸통을 각각 만들어서 붙인다. 그런 다음 함께 유약을 바르고 불 가마니에 들어간다. 약간 어리숙해 보이는 굴곡미와 화려한 무늬가 없는 담백함을 드러내는 달항아리는 한글과 함께 남과 북을 이어주는 상징이 된다.
작품 내부로 들어가면 작품 제목이 왜 '꿈의 다리'(The Bridge of Dream)인지 알 수 있다.
내부로 들어가면, 거기엔 정말 꿈이 있다. 아니 꿈들이 있다. '꿈의 조각'. 그것도 수없이 많이 촘촘히 꿈이 박혀있다. 꿈 중에서도 아이들의 꿈. 누구에게나 있는 꿈이 알알이 새겨져 있다.
내가 되고 싶은 꿈, 하고 싶은 일, 가지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거, 만나고 싶은 사람 등 아이들의 예쁜 꿈들이 저렇게 작은 그림으로 새겨져 있다. 보고 또 보았고 웃고 또 웃었다.
강익중 작가는 뉴욕 유학 시절 학비를 조달하기 위해 여러 일을 하느라 정작 그림 그릴 시간이 없었다한다. 그래서 작은 4인치 캔버스를 오려서 지하철을 타고 오가며 그림을 그리고 또 그렸다. 그렇게 작은 그림을 그리던 작가는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도 자신의 꿈을 그려달라고 했다. 강익중의 설치 미술 프로젝트는 런던, 뉴욕, 순천 그리고 여기 파주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그의 말대로 "그림은, 쉬운 것 내가 아는 것부터 그린다"(First and foremost, I draw what I know and what is easy to me)처럼 그는 가볍고 쉽게 시작하고 부지런히 그려서 큰 작품을 만들어내는 예술가인 것 같다. 자신의 생각과 노력을 세상에 전염(?) 시키고 실현할 수 있는 걸 보니 나도 작은 꿈을 가진 한 사람으로서 힘이 났다. '그래, '힘'이라는 우리말도 한 글자이구나...ㅎㅎㅎ'
번역일을 하다 보니 전시회를 가게 되면, 작품은 슬쩍 만 보고 얼른 번역한 글이 있는 곳으로 잽싸게 다가간다. '꿈의 다리' 작품 소개글은 작품 입구 측면에 한글과 영문으로 세워져 있다.
아래에 한글 원문과 번역문이다.
1994년 휘트니미술관에서 백남준과 〈멀티플/다이얼로그〉전을 열었고, 1997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한국대표로 참가하여 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는 강익중 작가의 꿈은 남북을 잇는 <꿈의 다리>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것이다. 2016년, 통일의 소망을 담은 실향민들의 그림을 모아 <집으로 가는 길>이라는 공공미술 작품을 런던 템즈 강에 띄움으로써 통일과 평화에 대한 그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1년 간 전시되는 이번 DMZ아트프로젝트의 작품은 그의 <꿈의 다리>가 실현될 그날, 평화와 공존이 실현되는 그날에 대한 소망을 담고 있다. | In 1994, installation artist Ik-Joong Kang, together with the founder of video art Nam-June Paik, opened the “Multiple/Dialogue” exhibition at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He was awarded the Special Merit Prize in the 47th Venice Biennale in 1997. Kang’s dream as an artist is to complete the public art project The Bridge of Dream, which connects the North and the South. In 2016, Kang also conveyed his message of reunification and peace through floating public artworks on the River Thames in London. Titled “Floating Dreams,” the installation was constructed from countless miniature drawings of people displaced and divided by the current state of division between the two Koreas. In this one-year exhibition, his artworks for the DMZ Art Project contained hope for the day when peace and coexistence would come true. |
작품 소개글을 영어로 옮길 때, 실제 외국인 입장에서 읽히는 번역글이 되도록 노력했다. 한글 원문을 그대로 직역하면 외국인에겐 불친절한 문장이 되기 싶다. 그렇다고 번역가가 자기 뜻대로 내용을 덧붙여서도 안 된다. 누락은 지양하고 필요한 생략은 지향한다. 부적절한 첨언 지양하고 적절한 부연(설명)은 지향한다.
특별상을 수상했다: He was awarded the Special Merit Prize
실향민들의 그림을 모아: the installation was constructed from countless miniature drawings of people displaced and divided by the current state of division between the two Korea.
실향민 개념은 외국인에게 좀 생소함으로 조금 풀어서 기술했다. people displaced and divided by the current state of division between the two Korea
'그림을 모아'에서 실제 작품 이미지를 찾아보았다. 전치사 '~from'이 적합해 보였다. constructed from countless miniature drawings
'평화와 공존이 실현되는 그날에 대한 소망을 담고 있다'에서 반드시 실현되는 미래는 아니기 때문에 'will'을 쓰지 않고 그런 바람(strongly desire)을 표현함으로 'would'가 적절했다. contained hope for the day when peace and coexistence would come true
강익중 작가의 '꿈의 다리' 작품은 현재 '평화누리공원' 야외 전시장 연못 인근에 놓여 있다. 어린이 동반 가족은 '체험 프로그램'에서 자기만의 '꿈 조각'을 그려서 작품 전시에 참여할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의 꿈 조각도 임진강 위에 놓일 원형의 '꿈의 다리'에 새겨지길 바란다.
둘이 아닌 하나,
안녕하세요. 경기문화재단입니다. 오늘은 ‘Let’s DMZ 평화예술제’의 일환인 《DMZ 아트프로젝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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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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