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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사 우리] 미쟝센 단편 영화 출품작 <피식자들> 영상 번역

한송이 안개꽃 2021. 5. 28. 17:54

 


제17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출품작 <피식자들>, A Cog In The Wheel을 번역했습니다.

 

줄거리: 비정규직 청소부인 정임은 재계약을 대가로 동료의 비리를 고발한다. 하지만 소장은 약속과 달리 계약 해지를 요구한다. 

연출 의도: 부조리한 사회 시스템 속에 갇혀 훼손되어가는 인간성

 

내용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다루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문제와 그 안에서 인물들의 갈등과 인간성 상실을 보여줍니다.

 

피식자들 포스터

 

영화 제목은 '피식자들'입니다. 말 그대로 '잡아먹히는 사람들'입니다. 부조리한 사회 현상에서 인간성을 잃어버리는 인물에 대한 표현입니다.

처음 영어 제목은 'Prey'에서 'A Cog In The Wheel'로 수정되었습니다.

prey라는 말은 사전적으로 '먹잇감' 혹은 '피식자'라는 말이지만, 어감이 생물학적이고 중립적입니다. 영어 제목이 'Prey'가 되면 인간을 위협하는 괴물이 등장하는 SF 장르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인간성을 잃어갈 수밖에 없는 인물이 주인공입니다. '큰 조직에서 아주 작고 미미한 존재'라는 뜻의 'A Cog In The Wheel'을 감독님에게 권했고 검토 후에 영문 제목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영화 설국열차 속 A Cog In the Wheel 이미지


A Cog In The Wheel: 거대한 조직(the wheel) 속에서 일개 작은 톱니(a cog)를 뜻하는 말로 '아주 미약한 존재'를 말합니다.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에서도 어린어이들이 거대한 열차의 부속품 사이에서 일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영화 <피식자들>에서도 실제 이런 앵글로 주인공의 모습을 담은 샷이 나옵니다. 

주인공의 모습이 A Cong In The Wheel 같습니다. 미쟝센 촬용 기법으로 인물이 처한 상황을 보여줍니다.

나선형 계단 어딘가에서 비정규직으로 청소를 하는 주인공 모습

 

영화 관련 논문을 먼저 번역했었습니다. 미쟝센(Mise-en-Scene)이란 용어가 나와서 찾아보았습니다. '미쟝센'이란, 무대예술인 영화, 연극, 뮤지컬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감독이 연출을 할 때 감안하는 디자인 요소'를 말합니다. '장면 안에 배치하다'라는 의미입니다. 한 장면 한 장면마다 감독의 의도가 섬세하게 들어가도록, 카메라 기법, 각도, 의상, 분장, 소품 등을 살려서 세밀한 연출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경 감독님이 번역의 완성도를 높여주기 위해 도움을 주셨습니다. 영상 자료는 물론이고 시나리오도 받아서 읽어보고 작품 관련 이러저런 얘기도 들었습니다. 5일간 영상 번역을 했고 이후에 이경 감독님과 만나 검토 및 수정 작업했습니다.

 

자막만 번역하지 않고 영화 속에 등장하는 문자나 소리도 필요에 따라 번역해서 영화의 느낌을 전했습니다.

 

감독님이 TranSquare를 엔딩 크레딧에 넣어주셨습니다.

 

완성도 높은 영화가 미쟝센 단편영화제 출품작으로 개봉되어 기쁘며 번역 작업으로 함께하게 되어 보람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 트랜스퀘어(통번역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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