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번역/번역가 칼럼

[그리고 번역이 있었다] DMZ Art Project 전시와 번역 이야기_(3) 기다림 (송창 화백)

한송이 안개꽃 2021. 6. 1. 00:11

미술 전시회 하면 회화 작품을 빼놓을 수 없다.

 

캔버스에 채워진 회화에서 작가의 집중력과 강렬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중미술 작가 송창 화백(71)은 40년 가까이 '분단'과 관련된 주제로 그림을 그려왔다고 한다. 번역을 하면서 검색을 통해 송창 화백의 그림을 여러 점 볼 수 있었다. 오랜 경력만큼이나 화풍과 메시지가 뚜렷해 보였다. 분단의 서늘한 풍경과 그런 풍경을 바라보는 화가의 따뜻함.  

 

평화누리공원에 있는 '안녕'(Annyeong)이란 카페에서 송창 화백의 회화 작품을 관람할 수 있었다.

카페 안녕의 내부 사진과 2층에서 관람할 수 있는 송창 화백 작품

 

송창 화백의 그림은 차갑고 어두운 계열의 색감이 배경으로 이루어져 있다. 분단의 현실에서 느끼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그 위에 붉고 따뜻한 색들이 꽃으로 피어있고 눈으로 내리고 있다. 그림의 무거운 색에 덩달아 진지해지고 그 위에 더해진 색의 대비에서 왠지 이 화가분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 슬픔을 바라보는 슬픔 위에 온기가 뎦여지는 듯하다.  

 

송창 화백에 관한 작품 설명글은 카페 안녕(Annyeong) 2층에 있다. 

 

아래에 작품 소개 한글과 영문이다.

송창은 40년 가까이 이르는 세월 동안 분단과 관련한 주제에 일관되게 천착해 온 작가이다. 그는 반추상적인 형상과 거침없는 필적으로 분단의 역사가 남긴 풍경을 처연한 심상으로 담아냈다. 그의 회화는 분단이 내재화 된 풍경으로서의 분단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그는 풍경의 사실(史實)로 ‘분단’이라는 실재를 그려온 화가이다. 회화로 써 내려간 역사화로서의 ‘내셔널 지오그래픽’일 수 있고, 분단 풍경의 보고서를 망각의 주체들에게 제출해 온 예술가일 수도 있다. 35년을 그려 온 분단풍경의 진면목이 그의 회화에 있다. A consistent painter, Song Chang has devoted himself for almost 40 years to the themes related to the division of Korea. His semi-abstract style of painting, featuring heavy and expressive brushstrokes, captures the scenery and vestiges left by the history of the division. His works in dark tones and colors represent the landscapes internalized in the scarred, divided Korean Peninsula. His landscapes, to be viewed at one time from one place, turn that division into a reality. In this sense, Song is a landscape painter who can depict such scenery as part of the Korean National Geographic or a historical artist who can show historical landscapes to the people of forgetfulness over time. The stark truth of national division can be found in his works in his 35 years of landscape painting.

 

번역 뒷이야기이다.


(1) '송창은 40년 가까이 ~ 주제에 일관되게 천착해 온 작가이다'에서 '천착하다'는 단어의 뜻을 찾아보았다. "어떤 원인이나 내용 따위를 따지고 파고들어 알려고 하거나 연구함"(네이버 국어사전)의 뜻이었다. 한 분야를 일관되게 파그 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번역문에선 'consistent'라는 형용사를 썼다. 수식하는 부사어(for almost 40 years)와도 어울린다.

예) a consistent style in painting: 일관성 있는 화풍 (Merriam-Webster 사전 예문)

(2) '거침없는 필적'이란 구절에서 '화가의 강렬한 붓 터치'를 표현하는 영어 구절을 찾으려고 했다. 빈센트 반 고흐에 관한 영어 작품 설명글을 참고하며, 'His style of painting, featuring heavy and expressive brushstrokes,~' 구절로 표현했다.

(3) '그는 풍경의 사실(史實)로 ‘분단’이라는 실재를 그려온 화가이다'에서 원문의 말이 좀 어렵고 추상적이다. 하지만, 문맥상에서 어쨌든 '그의 풍경화를 보면 분단이 현실로 다가온다'의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영어 번역문에서도 좀 더 의역하여 문장을 썼다. His landscapes, to be viewed at one time from one place, turn that division into a reality.

(4) '회화로 써 내려간 역사화로서의 '내셔널 지오그래픽'일 수 있고,~'에서도 좀 더 의역해서 의미를 영어로 전달했다. '화가의 작품은 한국판 내셔널 지오그래픽이다'의 의미로 문장을 썼다.  Song is a landscape painter who can depict such scenery as part of the Korean National Geographic.

(5) '분단 풍경의 보고서를 망각의 주체들에게 제출해 온 예술가~'에서 '망각의 주체들'을 영어 문장으로 옮기기가 까다로웠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분단의 현실(기억)에 무뎌진(잊어버린) 사람들에게 역사화를 보여준다'의 의미를 영어 문장으로 쎴다. a historical artist who can show historical landscapes to the people of forgetfulness over time.

(6) 35년을 그려 온 분단 풍경의 진면목~'에서 'reality'의 유의어 'truth'를 명사로 하고, '냉혹한', '엄연한'을 나타내는 형용사 'stark'로 수식하여 'The stark truth of national division~'을 주어로 삼았다. 


 

아래에 송창 화백이 직접 본인의 그림을 소개하는 영상입니다. 송창 화백의 그림을 더 보기 원하시는 분은, 검색창에서 '송창 화가 개인전' 혹은 '송창 잊혀진 풍경' 전을 검색해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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