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지산1 [가을은 길을 덮는다] 시 [가을은 길을 덮는다] 가을은 길을 덮는다 있었던 길 익숙했던 길을 덮는다 원래 길이라는 게 없었음을 정신없이 차곡차곡 보여준다 성실한 떨굼으로 가지런한 눈알 위에 눈꺼풀이 덮이고 도미노처럼 쏠리는 몸동작은 느닷없이 혼자가 된다 눈길은 빼곡히 가리고 발길은 모두 열어준다 나무와 나무 사이는 모두 길이라는 걸 성실한 떨굼으로 모든 땅에 가벼운 도장을 찍어 먼저 보여준다 그 모든 도장을 살 떨리게 밟을 수 있음을 허락한다 그렇게 가을은 길을 덮고 몸소 자유가 된다 - 박 상 민 - 수필 [가을은 길을 덮는다] 가을은 길을 걷게 하는 계절이다. 푸른 하늘과 가을바람 그리고 낙엽은 발걸음을 나아가게 한다. 그날도 산책길을 따라 강아지와 뒷산을 올랐다. 가을이 깊어감에 따라 산길은 낙엽으로 수북이 덮여 있었다.. 2023. 11.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