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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2

[둥지] [둥지] 나무 꼭대기 언저리에 새가 둥지를 틀었다 뱀을 피해 사람의 손장난이 닿지 않게 새가 둥지를 틀었다 나무 위에 나무 부스러기들을 모아 새가 둥지를 틀었다 위태롭게 그리고 어설프게 새가 둥지를 틀었다 강한 바람이 불어 나무 모가지를 쥐흔들어도 둥지는 용케 떨어지지 않는다 생명의 알을 품은 둥지는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생명이 연약한 껍질을 깨고 빛과 빛이 마주치는 순간 하늘로 날아 올라 노래를 부르자 하늘로 날아 올라 생명의 노래를 부르자 - 박 상 민 - 2021. 4. 2.
[기차 여행 2] [기차 여행2] 일상의 아름다움은 기차 여행이 주는 선물이다 창문 밖 흘러 들어오고 흘러나가는 무심한 저 일상은, 왜 이리 정겨운가 비닐하우스, 논두렁, 작은 집, 시골 학교, 나무, 자동차, 간이역, 철길...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아무것도 아니었던 저들의 이름을 절절하게 불러본다 불러봐도 의미 없었던 단어들 애당초 부르지도 않았던 단어들 하지만, 이제 부르면 부를 수록 너만의 아름다움이 되어 간다 냉담한 일상 속에 갇혀 있던 존재가 무심한 단어의 껍질을 깨는 순간, 아름다움은 저리도 흘러간다 일상이 아름다워지는 순간 다시 무심한 단어 속으로 조용히 흘러 들어간다 애초부터 아무 상관 없었다는 듯 - 박 상 민 - 2021. 4.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