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과꿀1 [젖과 꿀] [젖과 꿀] 젖이 없어 슬퍼하는 애비가 있다 그 애비는 아기가 어미의 젖을 땀 흘려 빠는 것을 보고 흐뭇 했고 어미의 젖꼭지와 아기의 주둥이 사이에 자신이 끼어들 수 없음을 알고 아쉬워했다 젖을 주는 기쁨과 젖을 빠는 기쁨에 동참하지 못해 못내 아쉬웠던 애비는 아기가 젖꼭지를 빨듯 담배꽁초를 다급히 빨았다 애비는 담배의 쓰린 아쉬움 속에서 마침내 꿀을 떠올렸다 젖은 못 주지만, 꿀은 주리라는 다짐으로 꿀을 떠올렸다 그 꿀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한 채 새로운 달달함에 스스로 도취되어 묘한 즐거움의 잉태를 시작했고 부푼 두 가슴을 품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렇게 아기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흘러가리라는 꿈을 믿으면서... - 박 상 민 - 수필 『아가야! 젖은 못 줘도, 꿀은 줄게』 아기는 시시때때로 울어 젖.. 2021. 4.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