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가 있다는 건...]
시 [누나가 있다는 건...] 누나가 있다는 건... 주먹을 휘두르는 형이 없다는 것 대신 덤빌 만한 형이 생긴다는 것 덤비다가 할큄, 꼬집힘, 발길질을 당하는 것 당하고는 못살아 형 같은 누나의 머리채를 쥐어뜯고 늘어지는 것 늘어나는 말싸움과 몸싸움을 하며 치사하고 치열하게 자라는 것 자라면서 소녀의 세계를 접하는 것 인형, 순정만화, 거울, 치마, 머리카락, 고무줄, 그리고 수다... 그리고 눈물... 눈물에 겁먹으며 놀리고 소녀의 환상과 동경을 거부하고 쫓으며, 여자의 걱정과 나약함에 강한 남자를 꿈꾸는 것 꿈을 깨어서는 여성의 강인함에 풀썩 기대는 것 기대며 어느새 페미니즘과 함께 걸어가는 것 걷다가 문득 바라본 거울에서, '여자로 태어났다면...' 어땠을 나의 모습과 삶을 상상하는 것 상상력으로..
2021. 7.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