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동백1 [칼이 피지 않았다] [칼이 피지 않았다] 칼이 피지 않았다 칼이 피지 않고 꽃이 피었다 그리고 향기가 피어 올랐다 겨우내 숨죽였던 어두운 고요에서 주체할 수 없이 잔뜩 힘이 들어간 저 봉우리에서 기필코 핀 것은 칼이 아니고 꽃이다 칼의 쇠 비린내가 아닌 꽃의 향기다 가령 저 봉우리에 피었던게 칼이였다면 그 칼 위에 허리를 꺽어 가슴을 묻었을 것이다 그러나 칼이 피지 않았다 칼이 피지 않고 꽃이 피었다 그리고 향기가 피어 올랐다 무심한 듯 당연한 듯 저렇게 꽃이 피었다 - 박 상 민 - 2021. 4.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