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팡이1 [지팡이]] [지팡이] 또박또박 땅을 짚어가며 걸음을 옮기신다 묵직하고도 낭랑한 지팡이 소리에 잠들었던 대지도 이제 숨을 쉰다 죽은 냉가슴 같던 대지에 청진기를 대듯 꾹꾹 눌러보시며 두루두루 살피신다 발맞추지 못하고 서로 불안했던 오른발과 왼발도 이제는 안도하고 지팡이의 인도를 받는다 우리 할미와 할비의 지팡이 소리에 높은 산은 머리를 숙이고 출렁이는 파도는 뒷걸음질을 치고 옹졸했던 오르막길은 지평선이 되고 추락하던 내리막길은 할미 할비 등에 포근히 업힌다 홍해를 갈랐던 모세의 지팡이도 목자 다윗이 노래한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도 우리 할미 할비의 저 자그마한 지팡이도 억겁(億劫)의 세월의 힘으로 침묵의 대지에 말뚝을 박는다 또박또박 땅을 짚어가며 오늘도 걸음을 옮기신다 - 박 상 민 - [수요시위와 지팡이] 종군 위.. 2021. 4.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