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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시를 품은 수필

[아이스케키]

by 한송이 안개꽃 2021. 4. 6.

[아이스케키]

 

 

그때 그 시절

고무줄놀이하는 여자애들의 치마를 들처 올리는

장난질을 할 때면,

왜 "아이스케키~"라고 외쳤을 까?

짓궂은 걸 알면서도

할퀴는 듯한 눈초리를 나 몰라라 했던

아이스케키 놀이

달달했던 놀이

끝끝내 울음을 터뜨리는 계집아이와

도망칠 찰나 등짝이 할퀴고 팔뚝이 꼬집혀

골목길 뒤켠에서 우는 사내아이

달달하면서도

짭짤했던 아이스케키 놀이

좀 처럼 보기 힘든 골목길 아닌

어떤 길가에서

꽃이 바람 따라 피고

벌이 꽃을 따라 날고

또 다시 달달한 어지러움을 따라

조심히 올려다본 꽃치마 속엔

이제는 수줍은 웃음만 담겨있구나

"정말 미안했어!"

"너무 달달해서 그만..."

달달함을 핑계 삼으면

너의 눈물을 멈추게 할 수 있을까

나의 눈물을 용서받을 수 있을까

내가 너를 좋아했다고 고백할 수 있을까

바람이 불기 전부터

꽃이 피기 전부터

고무줄놀이를 하기 전부터

아이스케키를 먹기 전부터

널 좋아했다고...

이제는 달달함에 숨지 않고

아이스케키라고 외치지 않고

'널 좋아한다'고 수줍게 말할게

- 박 상 민 -

2월 매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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