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아이스케키]
그때 그 시절
고무줄놀이하는 여자애들의 치마를 들처 올리는
장난질을 할 때면,
왜 "아이스케키~"라고 외쳤을 까?
짓궂은 걸 알면서도
할퀴는 듯한 눈초리를 나 몰라라 했던
아이스케키 놀이
달달했던 놀이
끝끝내 울음을 터뜨리는 계집아이와
도망칠 찰나 등짝이 할퀴고 팔뚝이 꼬집혀
골목길 뒤켠에서 우는 사내아이
달달하면서도
짭짤했던 아이스케키 놀이
좀 처럼 보기 힘든 골목길 아닌
어떤 길가에서
꽃이 바람 따라 피고
벌이 꽃을 따라 날고
또 다시 달달한 어지러움을 따라
조심히 올려다본 꽃치마 속엔
이제는 수줍은 웃음만 담겨있구나
"정말 미안했어!"
"너무 달달해서 그만..."
달달함을 핑계 삼으면
너의 눈물을 멈추게 할 수 있을까
나의 눈물을 용서받을 수 있을까
내가 너를 좋아했다고 고백할 수 있을까
바람이 불기 전부터
꽃이 피기 전부터
고무줄놀이를 하기 전부터
아이스케키를 먹기 전부터
널 좋아했다고...
이제는 달달함에 숨지 않고
아이스케키라고 외치지 않고
'널 좋아한다'고 수줍게 말할게
- 박 상 민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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