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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going 통역 중.../통역 더 잘하기

[화상 회의 통역] 준비 단계

by 한송이 안개꽃 2022. 1. 28.

경기문화재단은 '연천군의 폐벽돌 공장'을 DMZ의 평화를 상징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리모델링 중입니다. 이곳의 이름은 "연천 DMZ 피스브릭하우스(Peace Brick House)"입니다. 경기문화재단은 이 공간에 평화를 상징하는 공공 예술 작품을 설치하기 위해 해외 저명한 예술가들과 소통 중이었는데요. 해외 작가를 인터뷰하기 위해 경기문화재단에서 통역 의뢰를 해주셨습니다.

 

- 통역 의뢰 소개

1. 내용: DMZ 피스브릭하우스 관련 공공미술 작품 설치를 위한 작가 선발 인터뷰                
          화상 인터뷰 순차 통역

2. 날짜와 시간: 1월 중순 약 2시간

3. 장소: 서울 소재 화상 회의실

4. 참여 인원: 심의 위원 3명, 해외 작가 3명 외

5. 통역 언어: 영어

6. 통역 종류: 영한/한영 순차통역

회의 10일 전에 문의를 받고 경기문화재단 측에 견적서를 송부하였습니다. 의뢰해주시리라 믿고 바로 통역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 통역 준비 절차 -

1) 사전 조사 => 2) 자료 정리 => 3) 인터뷰 시나리오 예상 => 4) 통역 연습 => 5) 시간 관리 => 6) 준비물 점검 => 7) 마인드 훈련

등으로 통역 준비 단계를 정리해보았습니다.

 

 

1) 사전 조사

먼저 고객으로부터 자료를 받아야 합니다. 가능한 많이! 그리고 검색을 통해 해당 주제에 관해 폭넓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배경지식이 풍부할 때 통역 현장에서 자신의 발화에 자신감이 실립니다. 

경기문화재단의 큐레이터님을 통해 인터뷰에 관한 개괄적인 이야기와 함께 해외 작가 명단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참여 해외 작가 명단

1. Lucy and Jorge Orta(08:20~08:50)

2. Héctor Zamora(08:55~09:25)

3. Jorge Méndez Blake(09:30~10:00)

 

작가들의 출신지가 영국과 아르헨티나 그리고 멕시코였습니다.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되었습니다.

 

 

2) 자료 정리

해외 작가 이름별로 자료를 모았습니다. 큐레이터님이 전해주신 작가명을 토대로 여러 검색을 하며 작가 및 작품 소개글을 읽었습니다. 주요 내용은 별도로 정리해두어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왼쪽부터) 루시, 호르헤 부부 작가(영국, 아르헨티나) / 엑똘 자모라(멕시코) / 호르헤 멘데즈 블레이크(멕시코)

 

 

3) 인터뷰 시나리오 예상

화상 회의와 관련된 별도의 시나리오가 없었습니다. 심의 위원님들이 어떤 질문을 할지 모르고 작가들이 어떤 내용을 피력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 갈지 예상을 해야 했습니다. 예상 질문을 한글로 정리하면서 영어로 번역해보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간단한 회의 진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소개와 인사말 그리고 감사 표현 등을 연습하며 익혔습니다.

 

 

4) 통역 연습

작가의 국적이 영국, 아르헨티나, 멕시코여서 유튜브 검색을 통해 작가가 등장하는 인터뷰 내용을 거의 다 들으며 통역 연습을 했습니다. 영국식 영어 발음은 종종 들을 기회가 많지만, 멕시코인의 영어는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멕시코 작가는 영어 인터뷰가 많이 없어서 그냥 스페인어로 이야기하는 시청각 영상을 매일 들었습니다. 멕시코인의 발음과 억양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5) 시간 관리

회의 시작 시간이 오전 8시 무렵(해외 시차 고려)이었기 때문에 매일 아침 일찍 기상하여 오전에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각 작가마다 인터뷰 시간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매일 통역 연습을 할 때도 정해진 인터뷰 순서대로 작가들의 영상을 재생하여 실전처럼 통역 연습을 했습니다.   

1. Lucy and Jorge Orta(08:20~08:50)

2. Héctor Zamora(08:55~09:25)

3. Jorge Méndez Blake(09:30~10:00)

 

 

6) 준비물 점검

당일 필요한 준비물에는 통역 자료, 노트테이킹 노트와 볼펜(2개 이상), 명함, 의상, 물, 간식 등입니다. 코로나 상황이라 별도의 마스크를 하나 더 챙겼고 노트북에서 자료를 열람하기 위해 USB에 모든 자료를 담아갔습니다. 개인적으로 커피를 마시면 물을 많이 마셔서 화장실에 가야 하는 상황이 잦아지기 때문에 크기가 작은 초콜릿을 몇 개 챙겼습니다^^

노트테이킹 노트와 볼펜 두 자루 

 

 

6) 마인드 훈련

솔직히 통역은 떨립니다. 외국인을 포함하여 여러 사람 앞에서 외국어로 통역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현장에서 기대 수준도 높습니다. 적절한 긴장감을 넘어서 두려움과 공포심이 들기도 합니다.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통역 수행을 잘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불쑥불쑥 자리 잡습니다.

저는 이런 생각이 들면, 호흡을 한 번 가다듬고 곧바로 통역 연습을 다시 시작합니다. 정리한 자료를 다시 읽고 익힙니다. 불안의 싹을 계속 키우지 말고 불안한 마음이 들 때가 바로 '통역 훈련 시작 시점'이라는 사실을 명심합니다. 훈련에 매진하다 보면 어느새 불안감이 사라지고 자신감이 차오릅니다. 

그리고 휴식을 취할 때는 편하게 앉아 눈을 감고 복식호흡을 하거나 당일 통역 현장에서 통역하는 자신의 모습을 머릿속에 생생히 그려봅니다. 여러 상황에서도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통역하는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바라보며 격려하는 과정을 매일 실천했습니다.

서울역 인근 화상 회의실

 

[화상 회의 인터뷰 통역] 당일 통역 현장

에서 당일 통역 현장에서 있었던 일을 좀 더 소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