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재단의 의뢰로 '해외 작가 선발 인터뷰' 화상 회의 통역에 임하게 되었습니다. 통역 준비 기간은 총 10일이었습니다. 통역을 준비하는 절차를 7단계로 나누어 통역 당일 날을 대비하였습니다.
- 통역 준비 절차 -
1) 사전 조사 => 2) 자료 정리 => 3) 인터뷰 시나리오 예상 => 4) 통역 연습 => 5) 시간 관리 => 6) 준비물 점검 => 7) 마인드 훈련
드디어 통역 당일날이 되었습니다.
- 당일 통역 현장 -
1) 통역 장소 => 2) 약속 시간 => 3) 인사와 정보 수집 => 4) 현장 테스트 => 5) 통역 시작 => 6) 마무리 => 7) 점검과 공부
의 순서로 소개합니다.
1) 통역 장소
통역 장소는 서울역 인근에 '비앤디파트너스 회의실'이었습니다. 초행길이고 차가 막힐 수 있는 곳이라 교통수단과 도착 시간을 꼼꼼하게 확인했습니다. 차량으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좋겠다고 판단했습니다.
2) 약속 시간
가능한 일찍 도착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일찍 도착하면 통역에 큰 도움이 됩니다. 담당자분과 인사를 나누며 당일 통역과 회의 관련 정보를 미리 파악할 수 있으니까요. 담담자분께 필요한 사항은 도움을 요청하고 때론 도움을 드릴 수도 있습니다. 당일엔 행사를 진행하는 분들과 한 팀이니까요. 일찍 통역 장소에 도착하면 통역 현장에 익숙해지고 편안함을 느끼게 됩니다.
회의 시작은 오전 8시 20분이었고 7시경에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3) 인사와 정보 수집
참여 인원을 파악하고 이름과 직함을 기억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통역은 신뢰와 매너를 바탕으로 실력을 발휘하는 일입니다. 회의를 준비하는 담당자분들을 직접 찾아가서 인사를 나누고 명함을 교환합니다. 궁금한 부분은 질문을 하고 담당자분이 하는 이야기는 자세히 들으면서 머릿속에 정보로 간직합니다. 이런저런 정보 모두가 통역에 도움이 됩니다. 여러 내용을 숙지하고 있을 때 통역 현장에서 자신의 발화에 신뢰와 자신감이 실립니다.
경기문화재단 공공예술팀의 팀장님, 큐레이터님 그리고 심의 위원 한 분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팀장님으로부터 전반적인 상황 설명을 들었습니다. 해당 프로젝트(공공 미술품 설치) 관련 내용을 들었고 책정된 예산의 규모를 들었습니다. 수치(예산의 규모)에 관한 부분은 매우 중요합니다. 통역할 때 '정확한 수치'를 전달해야 합니다. 머릿속으로 영어로 전환하여 마음속으로 그리고 입으로 연습해두었고 이후에 노트에 기입해두었습니다. 심의 위원님께는 "오늘 해외 작가에게 어떤 질문을 하실 건지" 미리 물어보았고 '머릿속으로' 영어로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정리했습니다.
대화를 나눌 때, 가급적 통역사인 저의 말은 줄이고 다른 분의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긴장을 풀기 위해 의사소통을 위해 가벼운 이야기는 좋으나 통역사가 대화를 주도하거나 통역사 자신의 이야기를 길게 하는 것은 삼가합니다.
4) 현장 테스트
통역 현장을 확인해보았습니다. 좌석 배치, 노트북, 화면, 마이크, 스피커, 화장실 위치 등을 파악했습니다. Zoom 화상회의이기 때문에 여러 마이크를 쓰지 않고 스피커폰 한 대만 두기로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큐레이터님께서 통역 좌석 배치도를 미리 보내주셨습니다. 당일에 좀 변경이 있었지만, 상황을 미리 파악하고 머릿속에서 통역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담당자분 이름은 삭제하고 여기에 올립니다.
Zoom으로 이루어지는 화상 회의이기 때문에 관련 표현을 미리 익혀두었습니다. 아래에 정리했습니다.
<화상 회의 관련 영어 표현>
I want to make sure you can hear me. 제 말이 잘 들리는지 확인하고 싶습니다. Thank you for joining us/ Thank you for interviewing with us. 오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Your mic is off (or your mic is not working). Could you turn on the mic. 마이크가 꺼져있습니다. 마이크 켜 주시겠습니까? Put your mic on mute. Please go on mote. Mute yourself. 무음으로 해주세요. 음소거로 해주세요. I think you're muted (or I think you're on mute). Unmute yourself. 음소거로 되어 있네요. 음소거 해제해주십시오. I don't think we have a good internet connection. The Wi-fi is slow right now. 인터넷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Your voice is breaking up. 목소리가 (끊어져서) 잘 들리지 않습니다. I (can) hear static. There is so much static. I can't really hear you. 잡음이 많아서 잘 들리지 않습니다. |
5) 통역 시작
완벽하지 않지만, 자기 자신을 믿고 통역 현장에 몰입합니다. 겸손하고 당당하게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감을 갖고 통역에 임합니다. 분명하게 그리고 가급적 짧게 통역합니다. 화자가 한 얘기(출발어)를 집중해서 듣고 순간순간 정리(노트테이킹)하여 도착어로 통역합니다.
통역을 탁구에 비유해서 쓴 글을 아래에 링크합니다.
[통역 준비물과 준비 운동]
통역을 '탁구'에 비교해보면 어떨까요? 순발력, 집중력 그리고 정확성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통역과 탁구는 비슷합니다. 혼자서 할 수 없는 것도 같지요. 상대가 항상 존재합니다. 화자가 한 말
www.transquare.net
틀린 부분이 있다면 곧바로 정정합니다. 궁금한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이 회의 진행에 꼭 필요하다면) 주위분에게 물어보고 도움을 구합니다.
문화재단 공공예술팀과 해외 작가 간의 회의였기 때문에 '예술 작품 관련 대화'가 많았습니다. 실수해서 잘못 전달된 부분은 정정하였고 생소한 용어는 현장에서 자문을 구하였습니다.
6) 마무리
해외 작가의 작품 소개와 설명 그리고 이후 심의 위원의 질의와 작가의 응답을 모두 통역하고 화상 회의가 종료되었습니다. 화상 회의 참여한 모든 분께 감사 인사하며 마무리 발언을 했습니다.
Let's go ahead and end this meeting. Thank you for your time.
자 그럼 회의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후 담당 큐레이터님께 인사를 드리고 회의실을 서둘러(?) 빠져나왔습니다.
7) 점검과 공부
통역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실수한 부분이 떠올라 머리가 지끈거리기도 했습니다. '좀 더 정확하고 세련되게 표현할 수 있었는데...' 아쉬움이 맴돌았습니다. 제 나름으로는 통역을 잘했던 부분을 떠올리며 스스로를 격려했고 최선을 다한 자신에게 조용한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통역이 미흡했던 부분은 그냥 넘기지 말고 좀 더 정확한 표현을 찾아서 다시 연습했습니다. 준비하고 수집한 자료도 다시 정리해두었습니다.
이번 화상 회의 통역은 마무리되었지만, 이후에 유사한 주제로 유사한 형태의 통역을 하기 되면 다시 활용하기 위해 온/오프라인으로 자료를 정리해두었습니다. 이 블로그도 점검과 정리 차원에서 이렇게 작성합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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