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기억]
학교를 아직 다니지 않았던 어린 시절
아침에 일어나면 그날 뛰어놀 생각에
기쁨이 가슴에서 뿜어져 나오는 듯했다
어느 날
무작정 달려나간 골목길은
햇빛을 받아 눈부셨고
올려다본 푸른 하늘에는
거대한 뭉게구름이 떠 있었다
근육질의 어떤 거대한 것이
저렇게도 가볍게 떠 있는 것이 놀라워
고개를 뒤로 꺾고 한참을 올려다보았다
그렇게 최초의 기 억은 시작되었다
구름과 나만 있었던
그 외 아무것도 없었던
이 글조차도 없었던
나의 최초의 기억
태어난 날보다
이제 나의 최초의 기억을 더 기념해야지
나의 시작을 자주자주 기념해야지
나의 시작에서 언제나 다시 시작해야지
- 박 상 민 -
'자유기고 > 시를 품은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의 문을 여는 마음의 자세] (0) | 2021.04.06 |
---|---|
[엄마의 탄생] (0) | 2021.04.06 |
[아기의 순간] (0) | 2021.04.06 |
[원죄라는 미친 소리] (0) | 2021.04.06 |
[검은 호수] (0) | 2021.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