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탄생]
응애 응아 엄마
엄마라는 단어의 어원은
'응애'에서 출발한 것 같다
응애에서 응아로
응아에서 엄마로 발달했다
응 응 아 아 응 애 애 아 아 응 응 아 애 우 우 아 아 앙 으 아 아 아 아 으 애 응 애 응 응 아 응 애 응 아
엄마 엄마...
어린 짐승을 일으켜 세우니
우는 소리를 높고 길게 뽑아냈다
어린것의 우는 소리가 낮고 짧아 졌을 때
울어 대는 하소연을 이렇게 헤아려 보았다
중력의 늪
빛과 어둠의 혼란
무기력한 이불
무능력한 척추
젖이 나오지 않는 손가락
통제 불능의 생식기
우는 소리로만 채워지는 공간
목구멍으로 들어가는 허탈한 공기
손과 발의 좌절
허공에 도움을 요청하면 되돌아오는 손톱 공격
이 모든 걸 닫으려고 두 눈 질끈 감지만
눈알로 조여들며 펼쳐지는 또 다른 절망
아빠는 아기를 가슴으로 안고
아기의 응애 소리를
가슴속에 마련한 아빠의 자궁에 새겨 넣었다
응애 응아 엄마
그렇게 엄마는 탄생했다
- 박 상 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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