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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시를 품은 수필

[엄마의 탄생]

by 한송이 안개꽃 2021. 4. 6.

[엄마의 탄생]

 

 

 

응애 응아 엄마

 

엄마라는 단어의 어원은 

'응애'에서 출발한 것 같다

응애에서 응아로 

응아에서 엄마로 발달했다

 

응 응 아 아 응 애 애 아 아 응 응 아 애 우 우 아 아 앙 으 아 아 아 아 으 애 응 애 응 응 아 응 애 응 아 

엄마 엄마...

 

어린 짐승을 일으켜 세우니 

우는 소리를 높고 길게 뽑아냈다

 

어린것의 우는 소리가 낮고 짧아 졌을 

울어 대는 하소연을 이렇게 헤아려 보았다  

 

중력의 늪

빛과 어둠의 혼란

무기력한 이불

무능력한 척추

젖이 나오지 않는 손가락

통제 불능의 생식기

우는 소리로만 채워지는 공간

목구멍으로 들어가는 허탈한 공기

손과 발의 좌절

허공에 도움을 요청하면 되돌아오는 손톱 공격

 

이 모든 걸 닫으려고  눈 질끈 감지만

눈알로 조여들며 펼쳐지는 또 다른 절망

 

아빠는 아기를 가슴으로 안고 

아기의 응애 소리를 

가슴속에 마련한 아빠의 자궁에 새겨 넣었다

 

응애 응아 엄마

 

그렇게 엄마는 탄생했다

 

- 박 상 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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