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18 [통역 연습 시 점검 사항] 통역 연습 시 점검 사항을 정리해보았습니다. 1. 귀를 연다. 화자의 말소리를 듣기 전에 마음을 차분히 하고 잠깐이라도 주변 소리를 먼저 듣는다. 2.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머리를 받치고 있는 목 근육의 긴장을 푼다. 입 주변 근육을 운동한다. 입을 크게 벌려보고 입술을 가볍게 턴다. 볼펜을 입에 무는 등의 연습을 통해 조음점을 정확하게 한다. 3. 실전처럼 연습한다. 현장에서의 자신감은 실전 같은 훈련에서 시작된다. 4. 통역한 내용을 녹음하고 꼭 다시 들어본다. 끔찍할지라도, 혼자 들으니까 괜찮다고 여기며 통역 녹음 내용을 꼭 다시 듣는다. 5. 화자가 말한 시간보다 항상 짧게 통역하려고 애쓴다. 누락보다 축약하고 불필요한 부분은 과감히 생략한다. 6. 처음 뱉은 말은 끝까지 책임진다. 주어 서술어 .. 2021. 9. 10. [NPR 뉴스 기사 통역] DMZ, 생물 다양성의 보고 DMZ를 바라보는 해외 언론의 시선이 담겨있는 오디오 자료입니다. 여러 차례 듣기를 했고 통역 연습을 한 다음에 영문 스크립트를 참고해서 통역한 내용을 보완했습니다. 구어체로 간결하게 풀어서 기술했습니다. 억양이 변하면서 강조가 되는 부분은 파란색으로 표시했습니다. 원문 듣기 바로가기 스크립트 확인 바로가기 DMZ: A Haven For Many Species Of Wildlife The heavily fortified DMZ that is the de facto border between the rival Koreas is a place that's long been off-limits to humans. But, it's become a haven for many species of wildlife... 2021. 8. 11. [NPR 영어 기사번역] North Korea's Kim Jong Un Says He Will Visit Seoul(북한 김 위원장, 서울 방문 약속) 3차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많은 기사가 지금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영어 원문은 미국 공영방송 NPR에 실린 글입니다. 번역 진행 순서 1. 소리 내어 영어 원문 3회 읽기 => 2. 대략적인 의미 파악 => 3. 핵심 단어(Keyword) 중심으로 검색 => 4. 배경 지식 습득 => 5. 소리 내어 영어 원문 1회 더 읽기 => 6. 초벌 번역 시작(의미 중심으로) => 7. 마무리 번역(정확성 중심으로) => 8. 맞춤법 검사 => 9. 소리 내어 번역문 읽기(가독성 중심으로) => 10. 제목 번역 => 11. 글다듬기 및 마무리 North Korea's Kim Jong Un Says He Will Visit Seoul 북한 김 위원장, 서울 방문 약속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국무위원.. 2021. 7. 16. [통역 준비물과 준비 운동] 통역을 '탁구'에 비교해보면 어떨까요? 순발력, 집중력 그리고 정확성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통역과 탁구는 비슷합니다. 혼자서 할 수 없는 것도 같지요. 상대가 항상 존재합니다. 화자가 한 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제3자 혹은 청중에게 빠르게 전달해야 하는 통역. 탁구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의 서브를 받아내기 위해 재빠르게 움직이고, 탁구채의 정확한 각도를 순간순간 동물적인 움직임으로 조절해서 상대방 테이블에 넘겨야 합니다. 너무 짧아서 네트에 걸리거나 너무 길어서 밖으로 벗어나지 않게 말입니다. . 탁구 선수의 움직임이 오랜 훈련의 결과이듯 통역사의 실력 또한 오랜 훈련을 통한 자연스러운 역량일 것입니다. 운동선수의 자세로 통역 준비를 하고 오랜 시간 훈련을 한다면, 실전에서도 자신의 실력을 유감.. 2021. 7. 14. [번역 준비물과 준비 운동] 번역을 '농사일'에 비유하면 어떨까요? 농사는 곡식을 얻는 과정(Farming)입니다. 밭을 갈아 씨를 뿌리거나 모내기를 하여 자라게 합니다. 이후 추수하여 탈곡을 거쳐 마침내 곡식을 얻게 되죠. 처음 밭 갈기와 씨 뿌리기는 원문을 읽고 검토하는 작업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모내기는 초벌번역으로, 추수는 마무리 작업으로, 마지막으로 탈곡하여 낟알을 얻는 과정은 맞춤법 검사 및 띄어쓰기로 연결해 볼 수 있겠지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성실한 농부처럼 임하고 주변 상황(농사일에선 날씨...)도 순조롭게 흘러간다면 제때(납품일) 일을 완료하고 정당한 번역 비용을 받게됩니다. 농부에게 농기구가 필요하듯이 번역가에게도 준비물과 준비 운동이 필요합니다. 아래에 번역가의 준비물을 1) 입, 2) 스톱워치, 3.. 2021. 7. 12. [통역 연습 프로세스] 통역 번역 동시 연습 프로세스 1. 해당 구간 원문 듣기 2. 영한 통역 3. 해당 구간 원문 읽기 4. 소리내어 영한 번역 5. 번역한 한국어 읽기 6. 영문 암송(영어로) 7. 한글 암송(한국어로) 2021. 7. 12. [번역 연습 프로세스_영한 번역 시] 번역은 성벽을 쌓아 올리는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성벽 건축은 돌을 선택하고 분류하여 다듬어서 쌓아 올리는 작업입니다. 번역도 단어를 선택하여 문장으로 만들고 연결하는 과정이며 다음어 문단과 글을 완성해 가는 일입니다. 여기선 영한 번역 시 번역사가 취할 수 있는 연습 프로세스를 순서대로 기재했습니다. 항상 이런 순서대로 할 수 없더라도 기준을 마련하고 매일매일 적용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기준에 얽매이지 말고 노력하기가 중요합니다. 기준에 얽매이지 말고 노력하기. 영한 번역 순서 1. 소리 내어 영어 원문을 3회 정도 읽는다. => 원문을 텃밭이라 여기며 성실한 농부의 자세로 글을 읽는다. 씨앗을 소리내어(?) 뿌린다. => 대략적인 의미를 파악한다. => 원문을 읽은 시간을 꼭 기록해둔다. 2. 소.. 2021. 7. 12. [번역사 vs 번역가] 호칭과 태도에 관하여... 번역을 하는 사람에 관한 호칭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번역사, 번역가, 그리고 번역작가입니다. 번역(飜譯)이라는 말은 동일하게 들어가는 데 마지막 음절의 한자어가 각각 다릅니다. 번역사부터 차례대로 알아보면, '사'(士)는 선비 사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말 그대로 '번역일에 종사하는 사람'을 말하죠. '가'(家)는 '집'이란 뜻으로, 옛날에는 그 사람이 사는 집만 보아도 그 사람의 신분과 직업을 알 수 있었기에, '전문가 혹은 능통한 사람'으로 의미가 확장되어 쓰입니다. 그럼 번역가라는 호칭은 '번역일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으로 정의할 수 있겠네요. 마지막으로 '작가'(作家)라는 호칭을 살펴봅시다. '지을' 작(作)에 '집' 가(家) 자가 합쳐진 단어입니다. 그래서 작가라는 말은 '집을 짓는 .. 2021. 7. 12. [통역 연습한 후에... 암송하기] 통역 연습을 한 다음에 출발어와 도착어를 번갈아 암송해봅시다. 오디오와 원문 스크립트가 있는 자료로 통역 연습을 했다면, 화자가 말한 시각이 기록되어 있을 겁니다. 화자가 말한 시각을 기준으로 삼고 해당 원문(출발어)을 시간 내에 암송하는 훈련을 해봅시다. 처음에는 출발어, 그다음은 도착어를 번갈아 암송해봅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이 발화한 시각을 기록하는 겁니다. 기록한 시각이 원문 화자가 말한 시각을 따라잡을 만큼 속도가 나오는지 점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톱워치를 사용해서 자신이 발화한 시각, 즉 암송 시각을 기록해봅시다. 반복해서 출발어 원문을 시간 내에 암송하는 훈련을 하면서, 점점 원문의 의미와 구조가 탄탄해지고 문장 표현이 입에 붙는 걸, 즉 '체화'되는 걸 경험할 수 있습니다. 자,.. 2021. 7. 12. [누나가 있다는 건...] 시 [누나가 있다는 건...] 누나가 있다는 건... 주먹을 휘두르는 형이 없다는 것 대신 덤빌 만한 형이 생긴다는 것 덤비다가 할큄, 꼬집힘, 발길질을 당하는 것 당하고는 못살아 형 같은 누나의 머리채를 쥐어뜯고 늘어지는 것 늘어나는 말싸움과 몸싸움을 하며 치사하고 치열하게 자라는 것 자라면서 소녀의 세계를 접하는 것 인형, 순정만화, 거울, 치마, 머리카락, 고무줄, 그리고 수다... 그리고 눈물... 눈물에 겁먹으며 놀리고 소녀의 환상과 동경을 거부하고 쫓으며, 여자의 걱정과 나약함에 강한 남자를 꿈꾸는 것 꿈을 깨어서는 여성의 강인함에 풀썩 기대는 것 기대며 어느새 페미니즘과 함께 걸어가는 것 걷다가 문득 바라본 거울에서, '여자로 태어났다면...' 어땠을 나의 모습과 삶을 상상하는 것 상상력으로.. 2021. 7. 11. [친구의 얼굴] 시 [친구의 얼굴] 우두커니 서 있는 곳에서 긴 의자에 홀로 앉아 있는 곳에서 한 몸뚱이를 들고 이리저리 넘겨받으며 걸어가고 있는 두 발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만난다 현실의 등살에 밀어 넣고 제쳐두고 시간의 어지러움에 접어 두고 그만 넘겨버렸다지만,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그리움은 친구를 비추는 조각이 되고 거울이 되어 선명한 얼굴을 만난다 화석처럼 살아있는 얼굴을 마주한다 우리는 그렇게 다시 만난다 공간이 돌고 돌아 시간이 겹겹이 포개어져 옛날처럼 장난처럼 우연인 듯 다시 만날 그날... 조각이 된 거울로 너의 얼굴을 비출게 - 박 상 민 - 수필 [친구의 얼굴]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건 술과 친구이다. 예전처럼 자주 만나지는 않지만, 어느 날 문득 친구를 마주하게 된다. 지난 시간들이 통째로 혹은 은근슬.. 2021. 7. 8. [다큐 자막 번역] - 물수리의 사냥 스코틀랜드의 북부 지역인 하일랜드(Highlands)는 자연 풍경과 야생이 함께 숨 쉬는 곳이라 합니다. 물수리(Osprey)에 관한 다큐 영상을 소개합니다. 아래에 한글 번역과 번역 설명이 있습니다. 짧은 다큐를 한글 번역하며 야생의 기운도 느껴보고 번역 훈련도 해봅니다. 영상이 있는 한글 자막 번역입니다. 원문의 의미를 살리면서도 시청자가 해당 영상의 이미지를 보면서 자막을 보기 때문에 영상에 대한 내용 기술이 번역문에서도 들어가게 했습니다. 더보기 Highlands - Scotland's Wild Heart https://www.youtube.com/watch?v=nMw-PspfdkQ After hitting the water and grabbing the fish 물로 뛰어들어 먹잇감을 잡았지만,.. 2021. 7. 5. [화(火)에서 화(花)로] 시[화(火)에서 화(花)로] 제주도 화산섬화(火)가 났던 섬 화가 식고 바람이 불고 바람이 불어풀이 돋았네 풀 밑으로 또 다른 화(花)가나 있고 화(火)에서 태어나화(花)로 피어난 '너'를'ㅓ' 모음에 손가락 걸어'나'가는 길로 열어줄래 - 박 상 민 - 수필[화(火)에서 화(花)로] 제주도는 화산섬이다. 화(火)가 대단히도 많이 났던 섬인가 보다. 그 옛날 용암의 흔적은 지금 몇백 개나 되는 오름이 되었고, 기암괴석과 동굴이 되었고, 한라산이 되었다. 이 모두가 제주 섬이다. 화산 폭발과 용암의 흔적들이 남긴 웅장한 자연의 풍광과 신비함을 바라보면서, 지난날 화(火)가 났었던 이 섬이 내 안에서 자꾸만 헤아려졌다. 그건 내 안에 분노의 불길이 자꾸만 다가가는 목적지 같았다. 2월의 제주는.. 2021. 6. 24. [NPR 뉴스 기사 번역] DMZ, 생물 다양성의 보고 DMZ를 바라보는 해외 언론의 시선이 담겨있는 오디오 자료입니다. 여러 차례 듣기를 했고 통역 연습을 한 다음에 영문 스크립트를 참고해서 통역한 내용을 보완했습니다. 구어체로 간결하게 풀어서 기술했습니다. 억양이 변하면서 강조가 되는 부분은 파란색으로 표시했습니다. 원문 듣기 바로가기 스크립트 확인 바로가기 DMZ: A Haven For Many Species Of Wildlife The heavily fortified DMZ that is the de facto border between the rival Koreas is a place that's long been off-limits to humans. But, it's become a haven for many species of wildlife... 2021. 6. 23. [통역 준비물과 준비 운동] 통역을 '탁구'에 비교해보면 어떨까요? 순발력, 집중력 그리고 정확성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통역과 탁구는 비슷합니다. 혼자서 할 수 없는 것도 같지요. 상대가 항상 존재합니다. 화자가 한 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제3자 혹은 청중에게 빠르게 전달해야 하는 통역. 탁구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의 서브를 받아내기 위해 재빠르게 움직이고, 탁구채의 정확한 각도를 순간순간 동물적인 움직임으로 조절해서 상대방 테이블에 넘겨야 합니다. 너무 짧아서 네트에 걸리거나 너무 길어서 밖으로 벗어나지 않게 말입니다. . 탁구 선수의 움직임이 오랜 훈련의 결과이듯 통역사의 실력 또한 오랜 훈련을 통한 자연스러운 역량일 것입니다. 운동선수의 자세로 통역 준비를 하고 오랜 시간 훈련을 한다면, 실전에서도 자신의 실력을 유감.. 2021. 6. 23. [NPR 영어 기사번역] 캘리포니아주, 우려 속에서 '애완동물 판매 금지' 법안 채택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National Public Radio, NPR)에 실린 글입니다. '애완동물 판매 금지 법안'을 둘러싼 찬반의 입장과 사회적인 인식 변화를 중립적인 입장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애완동물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도 참고하실 만한 내용이네요. 영한 번역하기 전에...(영한 번역 프로세스) 바로가기 클릭=> Fears Of A Black Market After Calif. Bans Some Commercial Breeding 캘리포니아주, 우려 속에서 '애완동물 판매 금지 법안' 채택 California is now the first state to ban pet stores from selling animals from commercial breeders, thanks to a new l.. 2021. 6. 17. [파도가 지나간 자리] 시 [파도가 지나간 자리] 성실한 파도의 호흡으로 자리가 만들어진다 파도의 들숨과 날숨으로 모래 캔버스가 펼쳐진다 밟히고 허물어진 자리를 쓸고 닦는 애달픔으로 비벼댄다 반반한 모래 가슴이 놓인 자리에서 손가락 하나로 그림을 그리고, 이름을 쓰고, 모래성을 쌓는다 파도가 지나간 자리에서... - 박 상 민 - 수필 [파도가 지나간 자리] 해운대 바닷가에서 파도를 보았다. 파도가 하는 일을 살펴보고 파도가 일으키는 소리를 들어 보았다. 파도는 참 성실하다. 백사장 여기저기를 얼마나 줄기차고 힘차게 내달리는지... 파도가 치는 이유를 찾아본 적이 있다. 태양과 지구와 달이 일직선일 때, 바다는 부풀어 올라 밀물이 되고, 일직선이 아닐 때 지구의 원심력이 강해지면서 썰물이 된다고 한다. 이러한 전체적인 바다의 .. 2021. 6. 16. [그리고 번역이 있었다] DMZ Art Project 전시와 번역 이야기_(3) 기다림 (송창 화백) 미술 전시회 하면 회화 작품을 빼놓을 수 없다. 캔버스에 채워진 회화에서 작가의 집중력과 강렬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중미술 작가 송창 화백(71)은 40년 가까이 '분단'과 관련된 주제로 그림을 그려왔다고 한다. 번역을 하면서 검색을 통해 송창 화백의 그림을 여러 점 볼 수 있었다. 오랜 경력만큼이나 화풍과 메시지가 뚜렷해 보였다. 분단의 서늘한 풍경과 그런 풍경을 바라보는 화가의 따뜻함. 평화누리공원에 있는 '안녕'(Annyeong)이란 카페에서 송창 화백의 회화 작품을 관람할 수 있었다. 송창 화백의 그림은 차갑고 어두운 계열의 색감이 배경으로 이루어져 있다. 분단의 현실에서 느끼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그 위에 붉고 따뜻한 색들이 꽃으로 피어있고 눈으로 내리고 있다. 그림의 무거운 색에 덩.. 2021. 6. 1. [그리고 번역이 있었다] DMZ Art Project 전시와 번역 이야기_(3) 기다림 (송창 화백) 미술 전시회 하면 회화 작품을 빼놓을 수 없다. 캔버스에 채워진 회화에서 작가의 집중력과 강렬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중미술 작가 송창 화백(71)은 40년 가까이 '분단'과 관련된 주제로 그림을 그려왔다고 한다. 번역을 하면서 검색을 통해 송창 화백의 그림을 여러 점 볼 수 있었다. 오랜 경력만큼이나 화풍과 메시지가 뚜렷해 보였다. 분단의 서늘한 풍경과 그런 풍경을 바라보는 화가의 따뜻함. 평화누리공원에 있는 '안녕'(Annyeong)이란 카페에서 송창 화백의 회화 작품을 관람할 수 있었다. 송창 화백의 그림은 차갑고 어두운 계열의 색감이 배경으로 이루어져 있다. 분단의 현실에서 느끼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그 위에 붉고 따뜻한 색들이 꽃으로 피어있고 눈으로 내리고 있다. 그림의 무거운 색에 덩.. 2021. 6. 1. [바람을 본다] 시 [바람을 본다] 나부끼는 깃발에서 바람을 본다 혼자 도는 바람개비에서 바람을 본다 떠다니는 구름에서 바람을 본다 흔들리는 나뭇잎에서 바람을 본다 날리는 머리카락에서 바람을 본다 바람이 불어 깃발을 본다 바람이 불어 바람개비를 본다 바람이 불어 구름을 본다 바람이 불어 나뭇잎을 본다 바람이 불어 나를 본다 바람이 불어, 너를 본다 - 박 상 민 - 수필 [바람을 본다] 파주 평화누리공원을 '바람의 언덕'이라 부른다. 지리적으로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이다. 여기저기 불어오는 바람에 몸이 시원했고 오래 많은 바람을 쐬다 보니 기분이 얼얼했다. 바람이 불면, 바람을 따라 이것저것이 보인다. 그날 그곳에서 바람을 따라 본 것은 '깃발', '바람개비', 구름', '나뭇잎', '연', '머리카락' 등이다. '깃발'.. 2021. 5. 31. [장미와 가시] 시 [장미와 가시] 왜 붉은색이니? 가시를 품고 있었던 거니? 가시에 찔렸던 거야? 붉은 피가 흘렀던 거야? 혹시 그런 거라면, 너의 가시에 찔려 피 한 방울이 나더라도 자기의 가시를 끌어안으며 꽃을 피운 너라고 믿을게 그런 너라고 믿을게 - 박 상 민 - 수필 [장미와 가시] 아내가 아파트 베란다에 장미를 키우고 있다. 아파트 담벼락에도 군데군데 들장미가 피어있다. 여름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장미를 마주하는 5월이다. 봄꽃을 보내고 아파트 안팎으로 붉은 장미를 보며, 장미의 '붉은색'과 '가시'를 헤아려 보았다. 장미에게서 느낀 헤아림을 '의지'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싶다. 그것도 '사랑받겠다는 의지'... 장미는 나에게 '의지의 꽃'이다. 장미는 대체로 붉다. 장미는 화려하다. 그리고 장미에는 가시가 있.. 2021. 5. 30. [독립영화사 우리] 미쟝센 단편 영화 출품작 <피식자들> 영상 번역 제17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출품작 , A Cog In The Wheel을 번역했습니다. 줄거리: 비정규직 청소부인 정임은 재계약을 대가로 동료의 비리를 고발한다. 하지만 소장은 약속과 달리 계약 해지를 요구한다. 연출 의도: 부조리한 사회 시스템 속에 갇혀 훼손되어가는 인간성 내용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다루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문제와 그 안에서 인물들의 갈등과 인간성 상실을 보여줍니다. 영화 제목은 '피식자들'입니다. 말 그대로 '잡아먹히는 사람들'입니다. 부조리한 사회 현상에서 인간성을 잃어버리는 인물에 대한 표현입니다. 처음 영어 제목은 'Prey'에서 'A Cog In The Wheel'로 수정되었습니다. prey라는 말은 사전적으로 '먹잇감' 혹은 '피식자'라는 말이지만, 어감이 생물학적이.. 2021. 5. 28. [그리고 번역이 있었다] DMZ Art Project 전시와 번역 이야기_(3) 어린왕자 (이영섭 조각가) (3) 어린왕자, 조각가 이영섭 평화누리공원으로 입장하면 두 개의 커다란 어린왕자 조각상을 마주하게 된다. 아마도 집안 서재 어딘가에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한 권쯤은 있을 것이다. 어린아이 일 때는 읽고도 이해할 수 없는 그 책. 어른이 되어서야 비로소 이해되는 그 책 말이다. 이해됨과 동시에 자신의 어른다움을 알고 슬퍼지게 만드는 책이 '어린왕자'이다. 책 속 어린왕자는 여러 별을 여행하며 다양한 인물들(왕, 광대, 비즈니스맨, 술주정뱅이, 전등 교체하는 사람 등)을 만나며 그들의 어른다움을 이해하지 못한다. 숱한 상징과 비유 그리고 명언들이 담긴 어린왕자는 이영섭 조각가를 거쳐 이곳 평화누리공원에 서 있다. 실제로 보면 어린왕자의 고개가 약간 기우뚱하다. 덩달아 표정도 갸우뚱하다. 아마도 어린왕자 눈.. 2021. 5. 28. [그리고 번역이 있었다] DMZ Art Project 전시와 번역 이야기_(3) 어린왕자 (이영섭 조각가) (3) 어린왕자, 조각가 이영섭 평화누리공원으로 입장하면 두 개의 커다란 어린왕자 조각상을 마주하게 된다. 아마도 집안 서재 어딘가에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한 권쯤은 있을 것이다. 어린아이 일 때는 읽고도 이해할 수 없는 그 책. 어른이 되어서야 비로소 이해되는 그 책 말이다. 이해됨과 동시에 자신의 어른다움을 알고 슬퍼지게 만드는 책이 '어린왕자'이다. 책 속 어린왕자는 여러 별을 여행하며 다양한 인물들(왕, 광대, 비즈니스맨, 술주정뱅이, 전등 교체하는 사람 등)을 만나며 그들의 어른다움을 이해하지 못한다. 숱한 상징과 비유 그리고 명언들이 담긴 어린왕자는 이영섭 조각가를 거쳐 이곳 평화누리공원에 서 있다. 실제로 보면 어린왕자의 고개가 약간 기우뚱하다. 덩달아 표정도 갸우뚱하다. 아마도 어린왕자 눈.. 2021. 5. 28. [그리고 번역이 있었다] DMZ Art Project 전시와 번역 이야기_(2) 꿈의 다리 전에서 첫 번째로 소개되는 작품이다. 처음 번역한 작품이기도 하다. 1. 강익중, 꿈의 다리 (The Bridge of Dream) 이 작품의 외벽엔 오색 창연한 한글이 촘촘히 박혀있다. 한글 중에서도 순우리말은 남과 북이 지금도 공유하는 모국어이다. 한글은 자음과 모옴이 결합된 문자이다. 결합되어야 하나의 소리가 되고 의미가 되는 언어라는 점을 작가는 주목했다고 한다. 남과 북의 결합하여 하나의 소리, 통일의 소리를 내자고 말하는 것 같다. 작품의 외관에 새겨진 한글을 보며, 순우리말에서 대게 아름답고 소중한 건 '외자'인 걸 알 수 있었다. 별, 달, 꽃, 꿈, 물, 불, 풀 등 정말 아름답고 소중한 것들은 초성, 중성, 종성이 각각 모여 한 글자로서만 문자화되어 있다. 한글과 함께 조선백자, 달항아.. 2021. 5. 27. [그리고 번역이 있었다] DMZ Art Project 전시와 번역 이야기_(2) 꿈의 다리 전에서 첫 번째로 소개되는 작품이다. 처음 번역한 작품이기도 하다. 1. 강익중, 꿈의 다리 (The Bridge of Dream) 이 작품의 외벽엔 오색 창연한 한글이 촘촘히 박혀있다. 한글 중에서도 순우리말은 남과 북이 지금도 공유하는 모국어이다. 한글은 자음과 모옴이 결합된 문자이다. 결합되어야 하나의 소리가 되고 의미가 되는 언어라는 점을 작가는 주목했다고 한다. 남과 북의 결합하여 하나의 소리, 통일의 소리를 내자고 말하는 것 같다. 작품의 외관에 새겨진 한글을 보며, 순우리말에서 대게 아름답고 소중한 건 '외자'인 걸 알 수 있었다. 별, 달, 꽃, 꿈, 물, 불, 풀 등 정말 아름답고 소중한 것들은 초성, 중성, 종성이 각각 모여 한 글자로서만 문자화되어 있다. 한글과 함께 조선백자, 달항아.. 2021. 5. 27. [그리고 번역이 있었다] DMZ Art Project 전시와 번역 이야기_(1) 방문 미술 작품이 만들어지고 전시회가 열리면, 이를 소개하는 글이 탄생한다. 그 원문은 다른 문화권으로 전해지기 위해 번역으로 곧잘 이어진다. 번역은 미술 작품과 전시가 낳은 이란성쌍둥이 중 좀 늦게 태어나는 둘째 아이다. 이 블로그 글은 그 둘째 아이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되었다. 미술 전시회 관련 번역은 대부분 전시 및 작품 소개 그리고 평론에 관한 번역이다. 번역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그리고 당연히 원문을 좀 더 깊이 보게 된다. 번역을 하면서 담당 큐레이터님에게 작품 이미지를 공유해달라고 부탁한다. 물론 작품에 관한 검색을 많이 하지만, 큐레이터가 보유하고 있는 사진은 실제 전시회 작품 이미지이다. 원문과 사진 그리고 부지런한 검색이 적절하게 썩이고 쌓이면 둘째 아이인 번역문이 조금씩 문자화 되어 흰 .. 2021. 5. 27. [경기도미술관] 'DMZ 아트 프로젝트' 전시 한영 번역 2 전은 https://letsdmz.ggcf.kr/ehbt/main/view DMZ 아트프로젝트 letsdmz.ggcf.kr 미술, 조각, 설치, 깃발, 조각보, 댄스, 문학 등 다양한 예술 장르로 DMZ와 평화를 전합니다. 아래에 작품에 대한 한글 원문과 영어 소개 번역문입니다. 미술 분야 번역을 하면서 감사하게도 담당 큐레이터님(백승주 님)이 작품 사진을 공유해주셨습니다. 문자만 보고 번역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해당 작품의 이미지를 참고하면 좀 더 정확한 영문 소개 번역문이 됩니다. 아래에 해당 작품의 이미지도 넣었습니다. 작품소개 전시는 평화의 소망을 담은 깃발 상징물로 표현된다. 크게 4개의 파트(구성)로 구성되며 바람(Wind, Hope)이라는 중의적인 주제를 5명의 작가가 어우러진 물결로 .. 2021. 5. 27. [경기도미술관] 'DMZ Art Project' 전시 한영 번역 1 미술 분야 번역을 하면서 보람과 이득은 번역 납품을 마치고 전시회에 참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시회에 직접 찾아가서 활자화된 번역문을 다시 읽는 것은 성설하게 일한 사람의 보람이자, 문자로 생계를 이루어가는 사람의 살 떨리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다시 봤는데 오역했거나 실수했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도 있지요. 그래도 번역을 하며 전시회와 작품에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게 되고, 쌓은 배경지식으로 인해 폭넓고 깊게 전시회 작품을 감상하게 됩니다. 전시회가 뜻 깊을수록 그 기쁨도 커집니다. 이번에 파주에서 전이 열립니다. 분단은 우리에게 무뎌진 아품입니다. 상처가 오랜기간 훙터로 남아있으며, 여러차례 국가적인 노력이 있었지만, 아직 새살이 돋아나기에는 부족해보입니다. 분단이후 한 참뒤에 태어난 사람일수록 이 .. 2021. 5. 27. [그리고 번역이 있었다] DMZ Art Project 전시와 번역 이야기_(1) 방문 미술 작품이 만들어지고 전시회가 열리면, 이를 소개하는 글이 탄생한다. 그 원문은 다른 문화권으로 전해지기 위해 번역으로 곧잘 이어진다. 번역은 미술 작품과 전시가 낳은 이란성쌍둥이 중 좀 늦게 태어나는 둘째 아이다. 이 블로그 글은 그 둘째 아이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되었다. 미술 전시회 관련 번역은 대부분 전시 및 작품 소개 그리고 평론에 관한 번역이다. 번역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그리고 당연히 원문을 좀 더 깊이 보게 된다. 번역을 하면서 담당 큐레이터님에게 작품 이미지를 공유해달라고 부탁한다. 물론 작품에 관한 검색을 많이 하지만, 큐레이터가 보유하고 있는 사진은 실제 전시회 작품 이미지이다. 원문과 사진 그리고 부지런한 검색이 적절하게 썩이고 쌓이면 둘째 아이인 번역문이 조금씩 문자화 되어 흰 .. 2021. 5. 26. 이전 1 2 3 4 다음